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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드라마감상/한 국

베토벤 바이러스 (2008년 9월 10일~2008년 11월 12일 방송종료)

by 불친절한 검은새 200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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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채널/시간 MBC 수,목 저녁 9시 55분
출연진 김명민(강마에), 장근석(강건우), 이지아(두루미), 이순재(김갑용), 박철민(배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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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기획의도가 분명한 드라마
착한척하지만 세상과 충돌을 피하기위해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착한척하며 움츠리고 있는 강건우와 두루미등을 현대인의 상징으로 나타내고 그들과 대립적인 캐릭터인 솔찍함과 당당함의 상징 강마에와의 충돌로 생기는 갈등을 그린드라마...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_-;


내용은 `시청 문화예술과` 공무원 두루미가 시청에 제안한 기획이 채택되어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를 운영해야할 운명에 처한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녀는 오케스트라에서 자신의 주관하에 연주를 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공연 프로듀서가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시장에게는 비밀로 하지만 사실을 안 단원들은 다 나가버린다. 그리고 언제나 최고를 추구하는 지휘자 강마에를 스카웃. 하지만 돈이 없어 무급으로 연주할사람을 뽑다보니 제대로 음악을 배우지 못한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지휘자와 단

원들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요즘들어 자주 등장하는 `츤데레` 한 캐릭터... 겉으론 까칠하지만 속에는 남들보다 더 강한 따스함이 숨어있는 녀석들인데, 이런 캐릭터들이 요새 자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녀석들은 젊은애들 위주로 일본드라마나 게임, 만화등에 자주 등장하는데 베토벤바이러스(이후 `베바`)에서는 츤데레한 중년이란 점에서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예능에서는 독한 캐릭터들이 상승세를 탈때쯤 나온 드라마라서 그런지 강마에의 인기는 방송당시 엄청났다.
(지금도 꽤 되지만)
약간 짜증나는 감동코드도 있긴하지만 이건 드라마라는 컨텐츠 특성상 어쩔수 없는거고 주목할만한건 그동안의 한국 드라마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는데 관심을 가져야할것이다.
일 단 사랑이란 코드를 기존 한국드라마와는 다르게 표현했다. 기존 한국드라마에서는 처음에 재미있게 진행했다가 중후반 스토리부터 사랑이란 코드와 함께 다른 갈등을 넣어 마지막엔 억지로 질질짜게 만들어간다. (내이름은 김삼순, 풀하우스, 커피프린스등등 독특하고 까칠한 캐릭터가 초반엔 좀 웃겨주는 드라마들)

그러나 `베바`는 자휘자 강마에와 간건우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위한 도구로 밖에 사랑은 사용되지 않는다.

뭐 후반에 강마에가 `내 음악이 흔들리고 있어` 라고 지랄하기는 하지만 그의 음악은 에로스적인 사랑때문에 바뀐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따스함... 익숙하지 못한 따스함때문에 당황하는 강마에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리 고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냥 악역이 아니라 별 이유없이 주인공이 그냥 마음에 안들어 자신의 전부를 걸어 주인공이 잘 안되게 만드는 뼛속까지 검은 정신의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뭐 워낙 강마에가 악역에 가까운 까칠함응ㄹ 보여주기때문이지도 하지만 후반까지는 새로 뽑힌 시장외엔 이렇다할 악역이 없고 단원들과 지휘자간의 갈등만 나온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같은거로 배배꼬지 않고 그 갈등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든다는거 자체가 놀랍고 기존 드라마와 다른점이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다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냥 넘어가고 싶다. 여러가지 단원들간의 억지 감동코드가 보이긴 하지만 전체를 다 바꿨다면 언제나 도덕적이여야되고 불륜의 사랑을 이겨낸 감동을 원하는 한국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을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바꿔가며 천천히 나아가는게 앞으로 나아갈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내가 왜 이 드라마를 상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거지... 참 이상하네 -_-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강마에와 강건우... 둘다 이름은 강건우 동일 이름이다.
왜 둘의 이름을 같게 했을까... 뭐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둘은 현대인들의 모습을 나타난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휘자 강건우는 현대인들의 현재상황에 불만스럽고 솔찍하게 뭐든 말하고 싶은 속마음을, 교통경찰 강건우는 언제나 다른사람 눈치를 보며 자신을 희생하면까지 착한사람이란 말을 들어야한다는(착한사람이 된다가 아니라 그런평판을 들어야한다는것) 생각을 갖고 있는 현대인들의 겉모습을 나타낸건 아니었을까?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면 능력관계없이 조금만 튀는 행동을 하게되면 욕을 엄청먹고 심한경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튀는 신입사원은 못견디고 나오던지 그들과 같아지던지 대부분 둘중하나다.
그들과 같아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통경찰 강건우같이 행동하면 된다. 불만이 있어도 숨기고, 애인을 빼앗겨도 태연한척해야되며 언제나 쿨하고 남을 생각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사람들 속마음속엔 지휘자 강건우가 숨겨져있다. 요즘들어 예능프로에 `김구라`나 개콘에 `독한놈들`등 독한 코드가 뜨고 있는데 그만큼 현대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하 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지휘자 강건우가 6개월이상 한 오케스트라에 있질 못하고 평판에 여자도 없어 혼자 지지리 궁상떨고있는 중년 떠돌이 지휘자라는 설정자체가 현대인들이 지휘자 강건우 처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잘 변명해주고 있는듯하다.
마음먹은대로, 독한대로 사실대로 하고싶은말 다 하면 뭐하나 어차피 현실은 시궁창이 될텐데...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어서 나름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단순히 강마에의 캐릭터 하나만으로 재미있었다기보다는 여러가지 느낌을 줄수 있었고 또 그 느낌이라는것

이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어 인기를 끌지 않았나 생각된다.
원래 드라마 같은거 잘 안보는데 간만에 길게 잘 볼 수 있었다.

 

ps. 개인적으로 김명민이란 배우 일부러 그가 출연한 영화 골라서 안볼정도로 별로 안좋아했었다. 그런데 `베바`란 드라마를 통해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맨날 정장입고 가오잡는 영화에 출연하는거만 봐서 그런지 정이 안갔는데... 강마에라는 특이한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표정에서부터 말투까지 연구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2008년 MBC 연기대상에서 송승헌과 같이 공동 대상을 받아 좀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상이니 그가 노력한 것에대한 대가를 조금이나 받았길 바란다.
쓰고나니 드럽게 장문이네 -_-

 

 

 

 

 

작성된날짜 : 2009.01.1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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